[확대경] 대우, 긴장 풀려다 투혼까지 풀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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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대우의 최종규.유재학 코칭스태프는 기아와의 경기를 앞둔 11일 오전훈련을 선수들의 자율에 맡겼다.

이럴 경우 경기장에 가서 슛을 던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대우 선수들은 아무도 경기장에 가지 않았다.

코칭스태프도 동래온천을 찾아 사우나를 즐기며 여유를 보였다.

긴장을 풀고 부담없이 경기를 펼치겠다는 노력의 표현이었다.

그 결과는 어떻게 나타났을까. 첫째, 긴장을 너무 풀었는지 집중력이 매우 부족해 보였다.

전반 4개나 되는 턴오버가 이를 증명한다.

오전 슛연습을 거른 탓인지 슛타이밍 포착과 슛성공률 모두 좋지 않았다.

둘째, 부담없는 경기를 펼치겠다는 노력 탓인지 젊은 팀다운 패기가 부족해 보였다.

대우 선수들은 1쿼터를 30 - 18로 밀리고도 표독스런 투혼을 보이지 않았다.

긴장을 풀고 부담없이 경기하겠다는 자기암시의 반복은 대우가 기아에 대해 품고 있는 공포감의 또다른 표현이다.

대우는 정규리그에서처럼 정상적인 과정을 통해 준비하고 경기를 풀었어야 했다.

이날 대우 코트에는 농구해설가들이 흔히 '자기 플레이를 하지 못한다' 고 표현하는 상황이 덮쳐들었다.

대우는 이날 마음으로부터 패배를 각오한 채 코트에 들어섰던 것이 아닐까. 부산 =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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