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크고 싶으면 턱을 치료하라…서울대 여선구 치과의 공동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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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턱을 치료하면 키가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보건대학원 이승욱교수와 안양시 여치과 여선구원장은 최근 악관절장애를 치료받은 청소년 76명을 대상으로 신장을 측정한 결과 이들의 신장성장율이 또래보다 2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발표한 국내 청소년들의 월평균 신장성장율은 3.52㎜. 반면 악관절장애를 치료한 청소년들은 6.82㎜로 조사됐다.

악관절장애란 윗턱과 아랫턱이 맞물리는 관절의 이상에서 비롯된 치과질환. 입을 벌릴 때 소리가 나거나 아프다.

심해지면 턱이 자주 빠져 고생하게 된다.

치료는 틀니처럼 교정장치를 입안에 착용하는 것. 대개 2년동안 식사때를 제외하곤 24시간 밤낮없이 착용해야하며 교정기간 외에도 일정기간 야간에도 착용을 해야한다.

이번 연구에선 악관절장애를 치료할 경우 키를 크게 하는 것 외에 두통과 요통, 비염 등 얼핏보아 치과와 관계없어 보이는 질환도 5명중 4명꼴로 치료효과를 보이기도 했다.

서울대치대 구강내과 정성창교수는 이에 대해 "청소년들의 악관절장애가 다른 신체질환과 관계있음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키를 크게 하는 효과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 이라며 "정확한 원인규명을 위해선 보다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악관절장애 치료가 키를 크게 하는 이유론 성장호르몬의 분비 증가설이 가장 유력하다.

여원장은 "키를 크게 하는 성장호르몬은 대개 밤에 분비되지만 악관절장애를 지닌 청소년은 충분한 숙면을 취하지 못하므로 성장호르몬 분비가 저하된다" 고 설명했다.

따라서 악관절장애를 교정해주면 숙면을 유도하고 이것이 성장호르몬 분비를 자극해 키를 크게 한다는 것. 전문가들은 악관절장애가 이처럼 성장을 방해하는 것외에 이갈이.두통.소화불량.견비통.비염 등의 다른 신체증상까지 유발하므로 악관절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은 치과의사를 찾아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홍혜걸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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