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선 오른 인도네시아 수하르토의 제1과제…추락경제 일으켜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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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10일 오전 인도네시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국민협의회 (MPR) 대통령선거. 하모코 국회의장이 참석한 선거인단 9백23명을 향해 물었다.

"단독후보로 출마한 수하르토 대통령의 선출에 동의 하십니까. "

선거인단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내며 소리쳤다.

"동의합니다, 동의합니다."

선거시작에서 종료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30분. 외신이 전하는 인도네시아 대통령선거 장면이다.

그러나 노령의 수하르토 (76) 의 앞날은 그의 일곱번째 재선과정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어려워 보인다.

경제.사회불안 때문이다.

우선 IMF와의 불화가 극심하다.

고정환율제를 고집하는 인도네시아에 대해 IMF는 3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다음달로 미뤘다.

세계은행 (IBRD) 과 일본마저 이를 뒤따랐다.

미국은 더욱 강경하다.

먼데일 전 부통령을 특사로 파견, IMF프로그램 준수를 요구했으나 별반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자국대사를 소환해 버렸다.

이같은 상황은 곧바로 루피아 폭락으로 나타났다.

루피아화가 달러당 1만루피아대로 폭락, 민간기업의 대외채무변제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경제악화는 사회불안으로 이어졌다.

물가폭등에 항의하던 주민시위는 수하르토 하야를 요구하는 정치시위로 바뀌고 있다.

9일에도 자카르타 시내 대학에서 최소한 1천여명이 수하르토 퇴진을 요구하는 등 연일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이달말로 식량이 바닥나는데도 대외신용도 추락으로 식량수입이 거부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가뭄은 3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대규모 산불로 인한 환경피해가 심각하고 연무피해가 부근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까지 미치는데도 물과 장비부족으로 진화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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