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선착순'에 울고 웃는 어떤 대학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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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공짜' 를 노리는 이들이 사은품 행사를 놓칠 리 없다.

대부분 '선착순 명' 이므로 남보다 발빠른 행보를 보여야 행운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사은품 킬러' 정모 (20.대학생) 씨의 눈물겨운 사연을 들어보자. 지난 1년동안 영화 시사회와 개봉 당일 행사 등을 통해 그가 노획한 사은품만 무려 일곱개. 약 10만원 상당의 청바지를 두번이나 받았고 유무선겸용전화기.향수.CD.시계.전자수첩 등 전적도 화려하다.

비결은 '몸으로 때우는' 것. 간단하지만 수월하진 않다.

맨 먼저 받아가기 위해 전날 밤부터 종이 깔고 앉아 마냥 기다리는 거다.

'레옹 완전판' 개봉일엔 영하 10도가 넘는 강추위에 친구들과 함께 10여 시간을 버텼다.

그동안 극장 앞에서 밤을 꼬박 샌 것만 4차례다.

"선물 타려고 이틀 밤을 샜다는 사람들도 봤다.

요즘처럼 쪼들리는 때 힘은 좀 들지만 공짜로 뭔가 생긴다는 게 기분이 좋다" 는게 그의 설명. "5만원이 넘어가는 선물이면 앞으로도 계속 시도할 것" 이라는데…. 공짜라면 목숨거는 행태가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지만 지난해 1백30여 영화시사회를 부지런히 찾아다니며 공짜영화도 보고 선물도 챙겼다는 그의 부지런함엔 혀가 내둘러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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