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 제임스-카멜로 앤서니 황제는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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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농구(NBA) 팬들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르브론 제임스(25·203cm·스몰포워드)와 덴버 너기츠의 카멜로 앤서니(25·203cm·스몰포워드)를 주목하고 있다.

두 선수는 팀을 각각 동·서부 콘퍼런스 결승전에 진출시켰다. 여기서 한번 더 팀을 이기게 한다면 NBA 챔프전에서 대결을 펼치게 된다. 전설적인 선수 찰스 바클리는 "클리블랜드와 덴버가 결승에서 만날 것이다"라면서 "르브론은 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선수이고 카멜로는 현역 최고의 득점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농구 대표팀의 원투 펀치인 둘은 닮은꼴이다. 신장과 포지션은 물론, 나이도 같고 기량까지 출중한 득점 기계들이다. 2003년 드래프트에 나란히 참가했는데 제임스가 전체 1순위, 앤서니가 3순위로 선발됐다. 6년차가 된 현재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유명세와 기록에서는 별명이 '킹'인 제임스가 앞선다. 그러나 상대전적에서는 앤서니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앤서니는 NBA 정규리그에서 르브론과 11번 싸워 7승4패로 앞서고 있다. 고교시절인 2001년에도 앤서니가 이끌던 오크힐고등학교가 제임스가 버틴 세인트 메리고를 눌렀다.

대비되는 점도 있다. '농구천재'로 불린 제임스는 고교 졸업 후 바로 NBA에 진출했다. 반면 앤서니는 시러큐스 대학에 입학해 신입생이던 2002~2003시즌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앤서니가 제임스 보다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고 볼 수 있다.

제임스와 앤서니의 대결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과 불운한 2인자 도미니크 윌킨스의 비극적인 경쟁을 떠오르게 한다.

마이클 조던은 '황제' 칭호를 받으며 여전히 추앙받고 있다. 그러나 조던과 같은 시대에 살았기 때문에 최고가 되지 하지 못한 윌킨스에 대한 향수는 사라졌다. 조던의 그늘에 가린 윌킨스는 우승의 기쁨을 맛보기 위해 NBA를 떠났다. 그는 1996년 그리스 파나티나이코스를 리그 우승과 유럽챔피언십까지 끌어올린 후 눈물을 흘렸다. 2인자를 거부하는 제임스와 앤서니의 치열한 경쟁은 이번 시즌 시작될 수도 있다.

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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