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씀씀이 사상 최저…통계청 '97년 가계지수'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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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지난해 불황에다 IMF 한파가 겹치면서 도시근로자 가구의 씀씀이가 눈에 띄게 줄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97년 도시근로자 가계수지 동향' 에 따르면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백28만7천원으로 전년에 비해 6.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 73년 (6.0%) 이후 가장 낮은 증가폭이다.

더욱이 지난해 4분기 소득 증가율은 지난 6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0.6%로 떨어졌다.

소득이 줄다보니 씀씀이도 짜졌다.

월평균 소비지출이 1백45만3천원으로 전년보다 4.2% 증가,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소비지출은 0.8%가 감소해 소비지출액의 절대액수가 사상 처음으로 줄어드는 기록을 남겼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지난해 전체로 1.7% 증가에 그쳐 81년 이후 가장 증가율이 낮았다.

특히 IMF한파가 몰아친 지난해 4분기에는 실질소득이 4.4% 감소했다.

분기별 실질소득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 81년 3분기 ( - 3.2%)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소비도 줄어 평균소비성향 (소비지출액이 가처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 이 사상 최저치인 70.4%로 떨어졌다.

그만큼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렸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소득에서 지출을 뺀 저축액은 가구당 월평균 61만5백원으로 전년에 비해 11%가 늘었다.

소비지출 내역을 보면 주거비.가구가사용품비.옷 및 신발구입비 등은 지출이 줄었고 나머지 품목들도 지출 증가율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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