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반도 통합시도 3차례 실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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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무안반도 통합시도는 이번까지 3차례 모두 무안군 쪽의 반대로 실패했다.

해당지역의 정서를 고려하지 않는 통합의 당연한 귀결이다.

특히 이번에는 역대 통합주민투표중 반대비율이 가장 높았다.

55% 안팎에서 63%로 뛴 것이다.

반대의 근본원인은 주민들이 통합을 도농 (都農) 균형발전을 위한 합병으로 인식하기 보다는 목포로 흡수된다는 피해의식을 느낀다는 데 있다.

목포시민을 위한 공동묘지.쓰레기매립장 등 혐오시설이 무안에 들어서 '남 좋은 일만 시키는' 상황을 경계한 것이다.

상권이 완전히 목포중심으로 바뀌어 무안읍내가 쇠락될 것을 우려한 상인들이 조직적인 반대운동을 벌인 영향도 컸다.

공무원들도 통합에 따른 기구축소로 자리를 잃을 것을 우려해 가족까지 동원해 반대여론을 부추겼다.

목포시.정치권이 주민들에게 통합의 당위성과 실익을 충분히 인식시키지 못한 채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한 점 또한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패 후에도 통합조건 등을 놓고 꾸준히 협의해 성공을 거둔 삼려 (三麗) 통합과 달리 자치단체장과 지역출신 국회의원들이 대통령선거후 통합문제를 불쑥 들고 나온 것이다.

통합 실패로 3개 시.군 주민간의 갈등만 불거지게 됐으며 앞으로 무안군민들이 먼저 나서지 않는 한 통합 재추진은 어렵게 됐다.

목포 =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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