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현대, 연장끝 삼성에 신승…두 명가 멋진 고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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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현대와 삼성은 닮은 점이 많다.

두팀은 70년대 말부터 80년대 중반까지 2강 체제를 구축, 국내 남자농구를 양분했고 이후 쇠락의 길도 함께 했다.

급기야 프로 원년에는 밑바닥인 7, 8위까지 함께 추락했다.

그러나 올시즌 두팀의 운명은 전혀 대조적이다.

현대가 일찌감치 정규리그 우승을 결정지은 반면 삼성은 9위에 처졌다.

3일 대전에서 벌어진 두팀간의 올시즌 마지막 대결은 이러한 탓에 맥빠진 경기가 예상됐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정반대였다.

연장까지 가는 숨막히는 접전끝에 1백10 - 1백3, 현대의 힘겨운 승리였다.

올시즌 대 삼성전 3승2패. 최근 고의 패배로 김현준 감독대행이 2게임 출장정지 처분을 받는 등 물의를 빚은 삼성은 이날 라이벌 현대를 꺾어 자존심을 세우려는 듯 존 스트릭랜드 (38점) 와 문경은 (24점) 을 앞세워 3쿼터 한때 19점까지 앞섰다.

그러나 삼성은 4쿼터에서 조성원 (26점) 과 조니 맥도웰 (20점) 의 공격이 폭발한 현대에 추격을 당해 97 - 97 동점을 허용했다.

삼성은 경기 종료 21초를 남기고 마지막 공격권을 가졌으나 문경은의 슛이 불발, 승리를 놓치고 결국 연장전에서 역전패를 당했다.

비록 패했으나 끝까지 최선을 다한 삼성의 모습은 '농구 명가' 의 자존심이었다.

대전 =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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