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 좋아지던 773개사, 일시적 자금난 부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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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전반적인 금융경색의 여파로 재무구조가 우량한 기업들까지 부도 회오리에 휩쓸리고 있다.

2일 한국신용정보㈜에 따르면 7천3백36개 외부감사 대상법인의 지난 96년과 97년의 회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7백73개 기업들이 재무지표가 호전되는 상황에서 일시적인 자금난으로 부도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흑자 도산이나 우량기업의 부도가 실증적 조사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기업의 자기자본 비율은 96년 6.9%에서 97년 상반기 7.5%로 높아진 뒤 97년 하반기에는 8.4%까지 늘어났다.

또 단기자금 동원능력을 나타내는 당좌비율도 같은 기간 36%→41.7%→44.9%로 갈수록 양호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재무구조가 우량한 기업들이 부도를 내는 것은 지난해 한보와 기아사태로 촉발된 금융시장의 경색현상 때문으로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앞으로도 알짜 기업들의 부도사태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높다.

영업 부진보다는 일시적 자금난에 따른 부도가 속출할 것이란 얘기다.

신용정보는 투자적격 등급을 받은 4백42개 우량기업과 6천1백21개 일반기업, 7백73개 부도기업의 차입금을 비교해 본 결과 우량기업의 차입금 의존도가 부도 기업보다 오히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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