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지하철2기 시공사들 공사비 인상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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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최저가 (最低價) 입찰로 서울지하철 공사를 따낸 건설업체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등을 이유로 3천억원대의 공사비 인상 (크레임) 을 요구하고 나서 서울시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예산절감을 위한 서울시의 공사입찰방식을 문제삼아 시공업체들이 공사비 인상을 요구한 것은 처음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하철 2기 6.7.8호선 구간을 시공중인 금호건설.한진종합건설.쌍용건설.벽산개발.신화건설.신성등 6개 건설업체는 최근 2천9백60억원을 추가로 지급해 달라는 집단 요구서를 서울시에 냈다.

업체별로는 ㈜신성 (8 - 11공구) 이 1천1백8억원으로 가장 많고 한진종합건설 (7 - 20공구) 7백3억원, 벽산건설 (7 - 21공구) 4백32억원, 금호건설 (6 - 1공구) 2백68억원, 신화건설 (6 - 7공구) 2백56억원, 쌍용건설 (6 - 6공구) 1백90억원 등이다.

업체들은 "최저가 입찰에 따라 최소한의 비용으로 지하철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IMF사태 이후 외국에서 수입하는 원자재 값이 크게 올라 예정된 공사비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 며 "부실시공을 하지 않으려면 공사비를 인상해주어야 한다" 고 주장했다.

또 93년12월 2기 지하철 2단계 공사 입찰 때부터 비용절감을 위해 첫 도입한 설계.시공 일괄입찰방식 (턴키) 으로 더욱 공사비가 떨어져 공사과정에서 발생한 불가피한 설계변경.법규강화.물가인상 등으로 인한 공사비 증가분은 발주자인 시가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일부 타당성이 있는 부분도 없지 않으나 전반적으로 터무니 없는 요구사항이 많다" 며 "계약금액이외에 늘어난 공사비 보전요구도 억지" 라고 말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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