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총선 여당 재집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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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인도 총선에서 만모한 싱(77) 현 총리가 재집권에 성공했다.

싱 총리가 속한 국민회의당(INC) 주도의 집권 연합인 통일진보연합(UPA)이 개표 완료된 541개 선거구 중 261석을 확보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인도 총선은 지난달 16일 시작돼 한 달 만인 16일 투표가 마무리됐다. 17일 오전까지 총 543개 선거구 중 2곳을 제외한 541개 선거구의 개표가 완료됐다. 통일진보연합은 개표가 진행 중인 2개 선거구에서도 앞서고 있어 261석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통일진보연합은 과반인 272석에는 모자라지만 제1야당인 국민당(BJP) 중심의 전국민주연합(NDA)이 승리한 의석수가 164석에 그쳐 재집권에 성공했다.

2004년 집권한 싱 총리는 사퇴하거나 의회가 해산되지 않는 한 2014년까지 총리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변수는 있다. 싱 총리의 건강 문제와 총선을 진두지휘해 승리를 이끈 라훌 간디(39) 국민회의당 사무총장이다. 싱 총리는 올 1월 심혈관 수술을 받았다. 1990, 2004년에 이어 세 번째 수술이다.

네루-간디 가문(모틸랄 네루-자와할랄 네루-인디라 간디-라지브 간디)의 5대째 정치인인 라훌은 당의 사무총장으로 지구를 두 바퀴 이상 도는 거리인 8만8000㎞를 다니며 총선 유세를 벌였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어머니 소냐 간디(63) 국민회의당 총재와 싱 총리를 대신해 사실상 당의 ‘간판’으로 나서 선거 압승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싱 총리도 유세 도중 “라훌 간디가 총리가 되기에 충분한 자질을 갖췄다”며 “총선에서 승리하면 두 번째 재임기간 중 라훌에게 총리직을 넘겨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선 조만간 구성될 내각에서 재무장관직에 라훌이 기용될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라훌의 사촌 동생이지만 국민당 후보로 총선에 나서 최대 정적(政敵)으로 부상한 바룬 간디(29)도 당선됐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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