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2016 시카고 올림픽 유치에 올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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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6년 여름 올림픽을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에 유치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정치전문지 폴리티코가 12일 보도했다. 오바마는 지난달 시카고를 방문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에게 지원을 바라는 내용의 동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해 말에는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유럽올림픽위원회 총회에 비슷한 메시지를 전했다. 오바마는 시카고 출신으로 핵심 측근인 밸러리 재럿 백악관 선임 고문에게 올림픽 유치활동을 지휘하라고 지시했다. 시카고 유치위원회 대변인은 “우리가 유치에 성공할 경우 재럿은 올림픽 준비를 지원하는 정부 차원의 특별기구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가 대통령에 재선된다고 가정할 경우 시카고의 올림픽 유치는 그에겐 큰 축복이 될 수 있다. 퇴임하는 해에 정치적 고향에서 올림픽을 지켜보고 축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폴리티코는 “역대 어느 대통령도 오바마처럼 올림픽 유치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적이 없었다”며 “그의 매력적인 이미지가 시카고의 유치 활동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캐나다의 IOC 위원인 딕 파운드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은 톡톡히 덕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2016년 여름 올림픽 유치 경쟁을 벌이는 곳은 시카고와 일본 도쿄, 스페인 마드리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등 네 곳이다. 시카고와 도쿄가 득표력에서 앞서가는 상황이라고 한다. 시카고가 유치하면 시카고 자매 도시인 부산에는 2020년 여름 올림픽을 유치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다. 올림픽 개최지 선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대륙 간 순환 원칙이기 때문이다. 도쿄가 시카고를 이긴다면 부산은 2020년 유치를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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