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최고 투수는 류현진 아닌 봉중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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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국민감독’ 김인식 한화 감독이 뽑은 ‘국민투수’는 LG 봉중근(29)이었다.

김 감독은 10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현역 프로야구 최고 투수들을 비교했다. 2006년 신인왕과 MVP를 휩쓴 류현진(22·한화), 지난해 MVP 김광현(21·SK) 등이 후보에 올랐다.

김 감독은 “현역 최고 투수는 봉중근”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류현진과 김광현이 공이 빠르고 힘차기는 하지만 거기까지다. 코너워크가 좋고, 완급조절을 할 줄 아는 봉중근이 가장 낫다”고 평가했다.

지난해만 해도 봉중근은 랭킹 3~4위 투수였다. 지난 3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처음엔 류현진이 대만·멕시코를 겨냥한 에이스였고 김광현은 일본전 전문 투수였다. 봉중근은 윤석민(23·KIA)과 함께 ‘조커’ 역할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봉중근은 WBC 일본전에만 4차례 등판해 2승을 거두며 평균자책점 0.51을 기록, ‘봉중근 의사(義士)’로 추앙받았다. 이런 페이스는 정규 시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WBC 주축 투수들이 대부분 후유증을 겪는 가운데 봉중근은 3승 3패, 평균자책점 2.44 를 기록 중이다. 패수는 많지만 김광현(5승 무패, 평균자책점 2.87), 류현진(5승 1패, 3.86)보다 안정적이다. 김 감독은 “그 정도면 메이저리그 투수다. 2007년 미국에서 돌아온 뒤 봉중근의 기량이 많이 늘었다”고 칭찬했다.

그런데 김 감독은 왜 갑자기 때아닌 최고 투수 논쟁을 벌였을까. 소속팀 류현진에게 자극을 주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많다. 류현진은 전날 잠실 두산전에서 선발 5이닝 동안 4실점(3자책)하면서 팀의 연패를 끊지 못했다. 에이스라면 봉중근이 WBC 일본전에서 그랬듯, 어려울 때 위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게 김 감독의 지론이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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