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1백만평규모 시범농장 합작운영…남북한 잠정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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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국과학기술원 (KAIST) 인공씨감자 연구실의 정혁(鄭革) 책임연구원 등 농업과학자 4명이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북한을 비공개리에 방문, 2만평의 인공씨감자 재배단지를 비롯한 1백만평의 시범농장 합작운영을 북한측과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업지원문제로 우리 농업과학자들이 방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시범농장 합작운영도 분단이후 첫 케이스다.

정부당국자는 30일 "정혁박사와 유태영 (柳泰永.건국대).김경량 (金庚亮.강원대) 교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영훈 (金永勳) 박사가 북한 대외경제협력추진위 (위원장 金正宇) 의 초청으로 중국 옌볜 (延邊) 을 거쳐 나진.선봉을 방문했다" 면서 "방북중 북한의 협동농장을 방문하고 김일성대 생물학부 김성대 학부장 등을 만나 농업협력문제를 논의했다" 고 밝혔다.

당국자는 "이들은 북측과 올봄 나진.선봉지역 2만평의 농지에 인공 씨감자를 시험 재배한다는데 합의했다" 면서 "북한측은 1백만평의 토지를 제공, 북한 농민들에 대한 농업교육과 기술지도를 포함한 영농시범단지를 조성토록 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고 설명했다.

방북단에 포함된 柳교수는 70년대 새마을운동의 이론적 틀을 제공한 농촌사회학자로 새마을운동 성공사례의 공유문제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鄭박사는 "2만평 파종에 필요한 40만개의 인공씨감자가 준비돼 있다" 면서 "이르면 다음달 방북, 파종에 들어갈 것" 이라고 말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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