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협상 어떻게 돼가나…막바지 금리싸움 곧 결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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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국 협상단과 국제 채권금융단이 외채구조 재조정 방안에 대한 큰 틀을 마련한 가운데 26일부터 최대 쟁점인 금리 협상에 돌입했다.

현지 금융계에서는 양측의 '금리 싸움' 이 치열하겠지만 결론이 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 금융위기의 불똥이 협상 테이블로 튀기 전에, 미 의회가 개원돼 미 행정부의 금융지원을 물고 늘어지는 불리한 여건이 조성되기 전에 이를 마무리짓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인식을 양측이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측은 현재까지 금리와 관련, 구체적인 수치를 주고 받지 않았지만 막후 채널을 가동해 서로의 의중을 떠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 관여한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측은 리보 (런던은행간 금리, 연 5.6%선)에 3%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얹자고 제안한 상태다.

반면 채권금융단은 5.5%포인트의 가산 금리를 받아야겠다는 입장이다.

미국계 금융기관들은 이보다 더 높은 금리를 주장하고 있다.

한국측은 협상 테이블에서 ▶정부가 지급보증을 한다는 점▶남미 외환위기 때 멕시코.베네수엘라 등이 당시 시장금리보다 꽤 낮은 금리를 적용받았던 전례 등을 강조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채권금융단은 현재의 한국이 발행한 채권 등에 대한 시장금리가 연 11%대에 이르고 있으며 금리 수준이 낮을 경우 국제 금융기관들의 참여가 저조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금리 협상에서 한국측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은 IMF의 대한 (對韓) 지원자금 금리가 '리보+3.5%포인트' 로 정해져 있다는 점이다.

채권금융단이 "국제 금융기구보다는 더 높은 금리를 받아야겠다" 고 나설 경우 대항할 논리가 마땅치 않다는 얘기다.

따라서 채권금융단들이 '리보+3.5%' 를 마지노선으로 내세우고 한국측이 '두자릿수 불가 (不可)' 를 고집한다면 금리는 결국 9.1~9.9% 사이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뉴욕 = 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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