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돌아온 외채협상단…우리안 대체로 관철, 주내 기본원칙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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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주일동안 뉴욕과 워싱턴을 오가며 '외채협상' 을 벌이고 25일 귀국한 김용환 (金龍煥) 비상경제대책위 대표와 유종근 (柳鍾根) 김대중당선자 경제고문의 표정은 상당히 밝아보였다.

이들은 “우리가 출국때 가져간 공식 제안이 국제 채권은행단과의 협상에서 크게 바뀌지 않았다” 는 말로 코앞에 닥친 악성 단기외채의 중장기채 연장협상이 잘 되고 있음을 대신했다.

다음은 김포공항에서 있은 일문일답. 金대표가 주로 답변하고 柳고문이 보충설명했다.

- 어떻게 협상했나.

“19일 뉴욕 금융기관 회장들과의 회의, 20일 워싱턴에서 국제통화기금 (IMF).재무부.연방준비제도이사회 (FRB) 의 책임자들과 면담 등을 통해 사전 정지작업을 하고 다시 뉴욕으로 돌아가 21, 23일 채권은행단들과 본격적인 1, 2차 협상을 끝냈다. 대체로 만족스럽다.

26일 3차회의의 실무협상을 통해 이번주중 기본원칙에 대한 합의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기본원칙 합의가 이뤄지면 이를 토대로 채권은행들과 관련 은행간 세부적인 개별약정이 맺어지게 될 것이다.”

- 협상 성과는.

“우리가 공식 제안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금년에 만기도래하는 2백50억달러 내외의 단기 은행부채를 1년이상 3년까지의 중장기 채무로 상환연장해 달라는 것, 연장되는 은행부채는 국회가 동의해준 한도내 (3백50억달러)에서 정부가 지급보증키로 한다는 것 등이다.

또 금리 확정 방식도 경매입찰에 의하지 않고 당사자간 합의형태로 하자고 했으며 조기상환 (콜 옵션.중도 일괄 채무상환) 도 3년 이내의 경우 이를 허용해야 한다는 제안을 했다.

두차례 협상에서 한국측 제안에 대한 집중적인 의견교환을 통해 이해의 폭을 넓혔다.

기본적으로 그런 (우리측 제안) 쪽으로 방향설정이 됐다.”

- 금리는 어느 정도 수준에서 논의됐나.

“우리측 제안과 정부보증 절차.조기상환 등에 대한 공식 합의가 도출되면 가산금리율과 개별적인 상환기간 문제가 실무진에 의해 집중 논의될 것이다.”

- 금리의 대체적인 범위를 얘기해 달라.

“가산금리는 아주 예민한 문제다.

비관적으로 봐도 안되고, 성급하게 추측해서도 안된다.”

- 은행빚을 국채로 대체하자는 주장이 있었나.

“정부 지급보증으로 할 것이다.

신용등급이 호전되고 외환사정이 정상화하면 논의 가능성이 있지만 이번 협상의 초점은 아니었다.”

- 신규 외채차입 (신디케이트 론) 의 성과는.

“이번 협상에선 단기부채의 만기연장문제를 얘기했다.

신디케이트 론은 우리 금융기관의 재무구조가 정상화하면 논의를 진전시키려 한다.”

- 노사정 (勞使政).재벌개혁 등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

“현지에선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 노력하고 있는 것과 대통령당선자의 지속적 개혁의지 표명 및 실천에 깊은 인상을 받는 분위기였다.

이런 요소들이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에 대한 그쪽 금융계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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