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통안증권 금리 28.5%로 뛰어 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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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연 28.5% 보장' . 금리경쟁을 벌이고 있는 종금사나 투신사의 신상품이 아니다.

새로 나온 은행의 신탁상품도 아니다.

전 금융권을 통틀어 최고수준의 확정금리를 주는 이 상품의 '판매기관' 은 다름아닌 한국은행, 상품명은 '통화안정증권' 이다.

통안증권이란 한은이 통화관리를 위해 사용하는 수단이다.

한은이 금융기관들에 이를 팔면 시중자금이 흡수되고 거꾸로 사들이면 돈이 풀리는 효과가 있다.

보통은 각 금융기관을 상대로 입찰에 부쳐 판매하는데 일부는 창구에서 일반인들에게도 직접 판매하고 있다.

종전에는 금리가 실세금리보다 낮아 일반인은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 (IMF) 이 고금리정책을 요구하면서 일반인들에게 적용되는 수익률이 연 28.5%까지 뛰어올랐다.

이쯤 되면 다른 금융기관의 '고금리' 를 말할 여지가 없다.

편법영업이라는 제2금융권 상품 (연 25~27%) 보다 높다.

한달전만 해도 이 금리는 연 12%대였다.

아직은 한은이 개인에게 고수익 단기증권을 판매한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이런 상품을 판다는 것이 알려지면 금리차 1%포인트에도 울고 웃는 고액예금자들이 열심히 기웃거릴 것으로 보인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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