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 전조등 개발 현대차·삼성 손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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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국내 자동차와 정보기술(IT) 산업을 대표하는 현대·기아차그룹과 삼성그룹이 손을 잡았다. 자동차 업체들 사이에서 개발 경쟁이 치열한 LED(발광다이오드) 전조등을 함께 만들어 세계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최근 자동차와 IT의 결합이 늘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전자업체의 기술 협력이 잇따르는 경향과도 맥이 닿는다.

현대모비스 정석수 사장과 삼성LED 김재욱 사장은 30일 기술협력 계약을 하고 자동차 전조등용 LED 및 모듈을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올해 말까지 관련 기술 개발을 완료해 내년부터 현대·기아차의 고급 차종에 LED 전조등을 우선 적용한 뒤 해외 수출 등으로 시장을 넓힐 계획이다. LED 전조등은 에너지 효율이 높고 친환경적인 데다 수명도 길고 다양한 디자인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직 관련 세부 규정이 없어 국내 시판 모델에는 달 수 없었다. 하지만 국토해양부는 30일자로 LED 전조등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자동차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해 이르면 6월부터 장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정석수 현대모비스 사장은 “삼성과 공동개발하게 될 LED 전조등은 세계적 수준의 성능과 함께 가격경쟁력까지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삼성과 손을 잡은 데는 현대모비스의 대표이기도 한 정몽구 그룹 회장 등 최고경영진의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용 LED 시장은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 세계 시장이 지난해 9000억원에서 올해는 1조원, 내년에는 1조1500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LED 전조등은 광원·렌즈·반사경·팬 쿨러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하는 첨단 기술이다. 이 때문에 이를 적용한 차종은 현재 전 세계에 렉서스 LS600h와 아우디R8밖에 없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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