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여자도둑 잡은 검찰 '콜롬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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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교도소에서 일시 석방된 뒤 곧바로 도주, 화상으로 얼굴까지 바뀐 채 6년동안 숨어지내던 특수절도범이 검찰수사관들의 끈질긴 추적과 기지 (機智) 로 시효만료 5개월여를 앞두고 검거됐다.

91년 7월 특수절도 혐의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던 張모 (43.여) 씨는 같은해 12월 출산을 위해 잠시 형집행정지로 석방된 뒤 곧바로 행방을 감췄다.

張씨의 종적을 찾지 못해 애태우던 서울지검 공판사무과 고영식 (高泳植) 계장 등 검찰수사관 4명은 오는 5월 시효만기 이전에 張씨를 검거하기 위해 추적한 결과 張씨의 어머니 주소지와 전화 설치장소가 다른 점을 발견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전화 설치장소인 서울천호동에서 잠복을 시작한 이들은 張씨와 비슷한 또래의 여인이 문제의 주택에 들락거리는 것을 보았지만 얼굴이 판이하게 달라 한때 철수하기도 했다.

나중에야 밝혀졌지만 張씨는 도망중이던 94년 얼굴에 화상을 입는 바람에 그 후유증으로 전혀 다른 사람이 돼 있었던 것. 張씨가 꼬리를 잡힌 것은 지난해 12월초. 張씨는 “張씨는 1년전 집을 나간 뒤 소식이 없고 나는 친척일 뿐” 이라고 주민등록 등본까지 제시하며 한사코 발뺌했지만 수사관 한명이 갑자기 張씨를 향해 이름을 부르자 엉겹결에 “예” 라고 대답, 모든 것이 들통나버렸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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