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자세와 아기 발육과는 무관…영국 브리스톨대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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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아기는 어떻게 재워야 예쁘고 건강하게 자라게 하는 것일까. 최근 아기의 돌연사가 아기를 엎드려 재우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서양 의학계의 주장과 함께 아기 바로 재우기 캠페인이 벌어지면서 영아들의 바른 잠 자는 자세에 대한 의문을 갖는 이들이 많다.

영아돌연사란 말 그대로 생후2주~첫돌 사이의 건강하게 잘 놀던 아이가 자다가 갑자기 사망하는 것. 주로 엎드려 자던 생후 2~3개월 영아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서울대 소아과 최중환교수는 "아이의 자는 자세에 대한 최선의 방법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아이를 똑바로 누이거나 옆으로 뉘어 재우돼 누운자세에선 우유를 주지말라" 고 조언한다.

또 잘 때 우유를 주지 않아야 안전하다는 것. 엎드려 재우는 서양과는 달리 동양에선 아기를 똑바로 재우는 것이 전통적인 관습. 그러나 아기를 엎드려 재우면 서양인처럼 머리모양도 둥글고 체격이나 발육도 빠를 것이란 기대감에서 우리나라에서도 엎드려재우기가 성행했었다.

똑바로 누워있는 자세는 아이가 여러가지 자극을 직접 받아 별 움직임의 필요를 느끼지 않으나 엎드려 있으면 아기가 지루함에 이리저리 움직이려 하기 때문에 성장발육이 빨라질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생각. 그래서 목을 못가누는 백일 전엔 똑바로 재우다가 백일이 지난후엔 엎드려 재우는 등 잠자는 자세에 대한 여러가지 방법이 제기됐었다.

그러나 잠자는 자세와 성장은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피디애트릭스 최신호에 따르면 영국 브리스톨대학 연구팀은 똑바로 뉘어 재웠던 아이들 1만명을 6주.6개월.18개월째등 세차례에 걸쳐 조사한 결과 6개월까지의 성장발육은 다른 자세로 재웠던 아이들에 비해 다소 늦었으나 18개월때는 차이가 없는 것을 밝혀냈다.

이로써 똑바로 재워도 발육에 아무 이상이 없으며 영아 돌연사로부터 보다 안전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된 것. 엄마가 아이와 같이 자는 것에 대해서도 찬반 의견이 있다.

함께 자면 엄마가 아이의 문제를 즉각 발견할 수 있는데다 아이의 정서에도 좋을 것이라는 것이 찬성하는 입장. 반대론자들은 드물기는 하지만 엄마에게 아기들이 깔려 죽는 보고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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