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인상으로 승용차 함께 타기 운동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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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회사원 신경원 (辛京元.27.전남화순군화순읍) 씨는 올들어 기름값을 줄이기 위해 일주일씩 마을 후배와 번갈아가며 승용차를 운전, 함께 출퇴근하고 있다.

화순읍에서 직장인 광주시광산구 하남공단까지 매일 왕복 70㎞를 운행해야 하는 그는 승용차 함께 타기 (카풀) 로 한달 평균 10만원 이상 절약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그는 같은 방향의 출퇴근자도 태워주고 있다.

기름값이 크게 오르면서 이처럼 승용차 함께 타기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화순.나주.담양등 광주시 외곽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승용차 함께 타기가 큰 인기다.

생활정보지에는 이들의 광고가 매일 10여건 이상씩 줄을 잇고 있다.

승용차를 태워줄 수 있는 사람뿐 아니라 승용차를 함께 탈 수 있는 사람을 구하는 광고도 부쩍 늘었다.

생활정보지 가운데 사랑방신문 (510 - 1103).동서남북 (268 - 2011) 은 주6회, 벼룩시장 (262 - 7111).21세기장터 (376 - 8530) 는 주3회 발행하는데, 승용차 함께 타기 운동 광고는 무료로 내주고 있다.

회사원 李모 (30.광주시남구학승동) 씨는 광주시북구우산동 동신고까지 승용차로 40여분 거리를 매일 2~3명씩 출퇴근시켜 준다.

李씨는 "마을까지 시내버스가 잘 들어오지 않는데다 혼자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게 무료해 별다른 조건없이 동승자를 구했다" 고 말했다.

이 운동은 아파트단지에도 확산되고 있다.

광주시남구주월동 무등파크는 1백40가구중 하루평균 30가구 정도만 따로 차량을 운행하고 있으며 나머지 주민들은 이웃들과 동승하고 있다.

주민 崔모 (40) 씨는 "기름값이 오르면서 오전 출근시간엔 승용차에 3명 이상 태우고 나가는 게 불문율처럼 돼 있다" 며 "직장이 같은 경우 순번제로 승용차를 몰고 있다" 고 말했다.

직장조합아파트인 광주시서구화정동 신동아아파트도 이 운동으로 평일 단지내 주차대수가 1백여대에서 3백여대로 크게 늘었다.

전남경찰청 교통과 관계자는 "최근 두달사이 휘발유값이 42% 가량 인상돼 승용차를 함께 타고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승용차 함께 타기 운동에 참가하기 위해선 기업.사회단체 등의 보다 큰 관심이 요구된다" 고 말했다.

광주 =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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