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미군 한반도 투입 일본과 협의 불필요"…미국 국무부 38년전 문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미 정부는 이미 오래전부터 "한반도 주둔 유엔군이 무력 공격을 받을 경우 주일 미군을 한반도에 투입하면서 일본 정부와 사전에 협의할 필요가 없다" 는 입장이었음이 처음 밝혀졌다.

지난해말 비밀해제돼 본지가 최근 입수한 미 국무.국방부 문건에 따르면 지난 60년1월 미.일 안보조약이 체결된 이후 그해 6월11일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 (NSC) 는 아이젠하워 당시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이같은 입장을 정리했다.

당시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사인한 문건 NSC 6008 - 1의 일부인 '미국의 대일 정책' 이란 제목의 문서는 주일 미군의 작전 활동과 관련한 미.일 양국의 사전협의 사항을 자세히 규정하면서 '한반도 유사시 주일 미군의 투입은 예외' 라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이같은 한반도 관련 부분은 미.일 안보조약 체결 당시 양국간에 비밀 합의한 한반도 양해 각서 (Korean Minute)에 더욱 상세히 언급돼 있을 것으로 보이나 이 문건은 여전히 비밀로 분류돼 있다.

한편 미국과 일본은 지난해 9월 지난 60년 체결한 안보조약을 개정한 신안보조약을 체결했으며 이 조약은 한반도 주변상황에 대해 미.일 양국이 상호 정보를 공유한다는 포괄적 규정만을 담아 주일 미군의 이동 등에 대한 사전협의절차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워싱턴 = 길정우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