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자본 기업사냥 채비…인수·합병 규제완화로 문의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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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IMF 충격에 따른 환율폭등으로 국내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하고 기업인수.합병 (M&A)에 대한 규제가 대폭 풀리면서 외국자본의 국내기업 인수를 위한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11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종전에는 해외무역관이 접수한 투자문의는 대부분 직접.합작투자였으나 IMF지원이 결정된 뒤인 지난해 12월에는 M&A관련 사항이 절반을 웃돌았고, 올들어서는 접수된 문의가 모두 M&A와 관련돼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새해초 캐나다의 한 산업쓰레기처리 설비업체가 무공에 국내 우량기업을 통째로 사들이고 싶다며 대상업체를 찾아달라고 요청해왔으며, 일본의 한 한천제조업체는 경쟁력이 높으면서도 최근 부도로 경매에 넘어간 한국의 경쟁업체 인수를 위해 무공에 경매참여 방안을 문의해왔다.

또한 독일의 산업용 송풍기 제조업체인 E사, 싱가포르의 탱크터미널 설치회사인 G사, 이스라엘의 에어컨 제조사인 L사 등도 당초 직접투자 방식에서 국내 우량기업의 M&A 방향으로 한국시장 진출방식을 바꾸고 잇따라 무공에 상담을 요청중이다.

특히 대만에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 한국의 M&A 전문가를 초청해 대만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 개최를 추진중이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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