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거위에도 조류독감…홍콩언론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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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치명적인 조류독감 바이러스 H5N1이 오리와 거위의 배설물에서도 발견됐다고 홍콩 언론들이 9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그동안 닭을 유일한 매개체로 판단했던 홍콩 당국 방역정책의 근본적 수정이 불가피하게 된다.

홍콩 방역당국은 그동안 H5N1바이러스의 전염원으로 확인된 닭을 모두 없애버리기로 결정, 지난 2일 홍콩 전역에 있는 닭 1백50만마리를 모두 폐기처분했었다.

홍콩 언론들은 이날 익명의 검사결과를 인용, 이같이 전하고 "세계보건기구 (WHO) 는 닭이 H5N1의 매개체가 아닐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판단, 현재 16종의 조류 및 기타 동물들을 대상으로 검사를 벌이고 있다" 고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가 나온 직후 홍콩정부의 과학자들은 오리의 추출물에서 4명을 사망케 한 독감바이러스 H5N1과 유사한 바이러스를 발견했으나 H5N1과 같은 것인지 여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해 보도내용을 사실상 뒷받침했다.

이와 관련, 빈과일보 (빈果日報) 는 "정부가 조류독감을 옮기는 모든 동물을 폐기처분할 것임을 밝힌 만큼 약 6만마리에 달하는 홍콩내 오리들도 폐기처분될 것" 이라고 말했다.

익스프레스 데일리지도 한 조류전문가의 말을 인용, "매년 시베리아에서 날아오는 약 6만마리의 철새들이 H5N1의 매개체일 가능성이 크다" 고 보도했다.

[홍콩 = 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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