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도 IMF로 '구조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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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직장생활 15년만인 지난해 10월 실직당한 金모 (48.전북전주시완산구효자동) 씨는 부인 (45) 과 아들.딸을 군산 처가로 보내고 자신은 친구가 운영하는 영세업체에 취직하기 위해 부산으로 내려갔다.

金씨는 "2년전 장만한 아파트 융자금을 갚을 길이 없어 처가에 매월 약간의 생활비를 주고 가족들을 맡기게 됐다" 고 말했다.

李모 (43.전주시완산구서신동) 씨도 지난해 11월 실직당해 살고 있는 아파트의 융자금은 물론 관리비, 각종 공공요금을 내기가 어려워 궁리 끝에 전북진안에 사는 부모와 합치기로 하고 오는 13일께 이사할 계획이다.

최근 경제위기로 기업들이 인원을 감축, 실직자들이 늘어나면서 '가족 구조조정' 까지 이뤄지고 있다.

전북군산시대야면복교리 일대 마을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10~20년전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났다가 직장을 잃고 노부모와 합치는 40, 50대가 5~6명이나 된다.

한편 전주 시내 일부 동사무소들에 따르면 실직당한 가장이 다른 직장을 구하기 위해 서울 등지로 떠나거나 살기가 힘들어 집을 팔고 가족이 흩어지며 내는 전출신고도 1주일 평균 1~2건이다.

전주 =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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