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기아 피닉스 대변신…슛폭발 7연승 이끌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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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프로농구 기아의 용병 저스틴 피닉스 (25)가 달라졌다.

정규리그 초반 피닉스의 플레이를 지켜본 농구인들은 "원년 멤버였던 로버트 윌커슨이 차라리 낫다" 고 입을 모았다.

피닉스가 1m95㎝.97㎏으로 윌커슨 (1m93㎝) 보다 신체조건은 앞서 플레이의 안정성이 현격히 떨어진다는 지적이었다.

쉬운 찬스를 놓치거나 무리한 돌파로 볼을 빼앗기는 모습은 실망 그 자체였다.

그러나 요즘 피닉스는 환골탈태 (換骨奪胎) 한 모습이 역력하다.

공수 모두에서 안정된 모습을 찾으며 팀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로 자리잡은 것이다.

특히 수비에서 그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장신답지 않은 스피드와 탄력을 지닌 피닉스는 상대의 주포를 꽁꽁 묶는 역할을 전담하고 있다.

7일 동양전에서 키스 그레이 (1m83㎝) 를 수비한 피닉스는 28점을 내줬으나 고비마다 블록슛과 스틸을 성공, 공격의 맥을 끊어놓았다.

8일 나래와의 경기에서도 착실한 골밑 수비로 승리의 숨은 공신이 됐다.

공격스타일도 바뀌었다.

힘과 탄력이 좋은 클리프 리드가 프리랜서로 공격에 임하는 반면 피닉스는 약속된 팀플레이에 의한 공격으로 전환했다.

피닉스가 포인트가드 강동희와 호흡만 잘 맞춰도 수준급의 득점이 가능하다는 최인선 감독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계산은 적중했다.

피닉스는 무리한 공격을 하지 않으면서도 동양전 20점.나래전 16점을 올렸고 이 점수는 승부에 큰 영향을 미쳤다.

기아가 최근 파죽의 7연승을 달리는 것도 피닉스의 이같은 변신에 힘입은 바 크다.

과연 변신한 '불새' 피닉스가 기아의 2연패 행진에 견인차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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