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간복제' 논쟁 재연…백악관·의회 반대속 '과학발전'여론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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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지난해 복제양 (羊) 돌리의 탄생으로 촉발됐던 '인간복제' 논쟁이 미국사회에서 재연되고 있다.

논쟁은 인공수정을 연구해 온 리처드 시드라는 과학자가 인간복제를 강행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지난 6일 "3개월내 복제 어린이를 만들 수 있는 인간복제 병원을 설립하겠다" 면서 "인간복제에 참여하려는 뜻을 가진 네쌍의 부부를 이미 확보해 놓고 있다" 고 밝혔다.

그는 또 "인간복제를 통해 불임부부를 돕겠다" 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돌리를 만들어 낸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인간을 복제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그러자 백악관과 의회가 펄쩍 뛰며 제지에 나섰다.

마이클 매커리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인간복제에 대한 강력한 반대를 분명히 해왔다" 면서 "이는 클린턴 대통령의 분명한 입장" 이라고 강조했다.

의회에선 클린턴 대통령이 지난해 요청한 인간복제금지법안의 채택도 서두르고 있다.

오는 27일부터 심의가 시작되는 이 법안은 인간복제 연구에 대한 연방기금 사용금지를 영구화하고 인간복제 과정에서 인체 세포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반면 "인간복제 연구가 유용한 방향으로 과학을 진보시킬 수 있다" (톰 하킨 상원의원) 는 등 인간복제연구 지지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문제는 복제양과 똑같은 방법으로 인간을 복제할 수 있다는 것은 아직 이론일 뿐 그것이 완전히 가능할 지는 아무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드 자신도 복제가 성공할 것을 확신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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