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원화폭락으로 외국근로자들 귀국 줄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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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IMF한파로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거 한국을 떠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7일 법무부에 따르면 최근 원화 가치폭락 이후 한달만에 필리핀.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출신 불법체류자 4천여명이 자진 출국했다.

특히 법무부가 지난해 12월27일부터 자진출국하는 불법체류자들에 대한 범칙금 면제조치를 시행한 이후 이같은 추세가 가속화돼 매일 1백~1백50여명의 불법체류자들이 본국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 노동자들을 채용하고 있던 중소기업들의 잇따른 도산으로 임금을 못받는 사례가 늘고 원화가치 하락으로 본국으로 보내는 송금액이 줄어들자 외국인 노동자들이 스스로 한국을 떠나고 있다” 며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올 상반기중 4만여명의 불법 체류자가 추가로 한국을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 말했다.

법무부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대거 출국으로 단순 조립.봉재.염색업종 등에 일시적인 노동력 공백이 빚어질 수 있다고 보고 당분간 불법체류자 단속업무를 노동시장 여건에 맞게 유연하게 펴나가기로 했다.

법무부는 그러나 올 하반기부터는 대량 실직 사태로 내국인들이 그동안 기피해왔던 3D 업종에 재취업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외국인 노동자들의 자진출국을 권장하고 단속을 강화하는 등 불법체류자 수를 최대한 줄여 나갈 방침이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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