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유가급등에 판매 격감 '애물단지' 전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 로 인식돼왔던 주유소가 국제통화기금 (IMF) 시대를 맞아 '애물단지' 로 전락하고 있다.

충북도 내 주유소들이 거듭 되는 유류가격 인상으로 최근 판매량이 격감한 데다 마진율도 낮아져 심각한 경영난을 호소하면서 휴업이 속출하고 있다.

7일 한국주유소협회 충북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현재 도내에 허가된 주유소는 6백23개로 지난 95년11월 주유소 거리 제한이 완전철폐된 뒤 2년만에 약 2백개가 늘었다.

그러나 이중 37개는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휴업 중이고 나머지 29개는 개업을 미루거나 아예 사업을 포기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 전개는 당연히 유가폭등 때문이다.

휘발유 가격이 8백원대에서 한달 사이 3백원 가량 오르면서 자가용 운행자제 분위기가 확산되자 기름 판매량이 격감한 것이다.

실제 청주시내 매출상위권 주유소들은 하루 평균 휘발유를 30드럼 정도 판매했으나 요즘은 20드럼 팔기가 힘들다.

그러나 시내 주유소들의 사정은 그나마 나은 편. 소폭이지만 경유 등 난방유 판매 증가가 휘발유 매출부진을 커버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95년 이후 우후죽순처럼 들어선 변두리 주유소들. 전체적으로 40%의 매출이 감소해 폐업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업소들이 늘고 있다.

또 이들 주유소들은 은행이나 정유회사 등으로부터 1억~4억원씩의 융자를 받아 개업했으나 요즘에는 금리 부담 증가로 톡톡히 이중고를 치르고 있다.

청주 = 안남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