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바르게 뽑아야 대표자도 떳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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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방자치의 성패는 주민대표 선출에 달려 있다.

따라서 지방선거에 나서는 후보는 물론 자신들의 대표를 뽑는 주민은 “아랫물이 맑으면 윗물도 맑다” 라는 '분수 (噴水) 의 논리' 를 알아야 한다.

뽑아주는 주권자들이 올바르고 깨끗할 때, 뽑히는 대표자들도 떳떳하게 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지난 95년 6.27 지방선거에서는 상당수 주민이 돈과 학연.혈연.지연등 바람직하지 못한 요인들에 얽매여 주권을 행사하는 바람에 '진짜 자격있는 대표' 보다는 '무자격자' (특히 단체장보다 의원의 경우) 들이 더 많이 뽑힌 게 사실이다.

물론 일부 유능한 사람들이 의원.단체장 후보로 나서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악화 (惡貨)가 양화 (良貨) 를 쫓아내듯' 학연.지연등에 얽힌 투표행태가 전국 방방곡곡에서 기세를 올리는 바람에 이들이 당선될 리 만무였다.

이제 21세기를 맞는 시점에서 우리의 지방자치도 보다 성숙한 단계에 접어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 5월의 지방선거에서야 말로 우리 국민이 정말 능력있는 사람들을 지역 일꾼으로 뽑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조국은 냉엄한 국제경쟁 터에서 영원히 도태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인은 단체장이나 지방의원으로 뽑아서는 안될 사람들을 다음과 같이 제시해 본다.

첫째, 의원이나 단체장직을 투기 대상으로 삼거나 투기로 벼락부자가 된 사람. 둘째, 개인사업이 지방자치단체와 직접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 셋째, 단체장 (의원) 을 오로지 중앙 진출의 징검다리로 생각하는 사람. 넷째, 정치 브로커. 다섯째, 폭력 조직에 관계가 있는 사람.

이기옥 <한양대 행정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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