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것이 일본요리' 책 펴낸 안주효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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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겉은 단단한 듯 해도 속은 공기가 들어가 부드러운 생선초밥이야말로 '세 손가락이 빚어내는 예술' 입니다.

모양을 내겠다고 4초이상 주물러대면 찰기만 생겨 초밥의 매력은 없어지죠.” 지난해 특급호텔 일식당 최연소과장이 돼 관심을 모았던 안효주 (安孝珠.40.신라호텔) 씨가 최근 '이것이 일본요리다' (샘터.4만원) 를 펴냈다.

전문요리사는 물론, 평범한 가정주부들도 쉽게 일본요리에 다가설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 예컨대 가정에서 초밥을 만들려면 물기가 약간 있는 얇은 천 위에 회를 펼쳐놓고 그 위에 와사비와 초밥을 얹은 뒤 천을 돌려말았다가 풀라는 것. 또 초밥용으로는 적당히 전분이 굳어 있는 묵은 쌀이 좋다든지 와사비는 미지근한 물에 개어야 매운 맛이 제일 강해진다는 등 그가 터득한 비법이 실려 있다.

“요즘같은 불황에도 제가 두렵지 않은 것은 '요리기술' 덕입니다.

이 책이 후배들에겐 기술습득의 지침서가, 주부들에겐 외식을 대신하게 하는 알뜰살림서로 자리매김하길 바랍니다.”

20년 요리사 생활의 결정체이기도 한 이 책에서 그는 일본요리를 '한국화' 해보려는 시도도 선보인다.

우리나라 궁중요리를 접목시킨 일식메뉴 개발을 꿈꾸고 있는 그는 정통 일식에는 없는 매운탕 양념장이나 초고추장 만들기 요령 등도 적어 놓은 것. 매운탕 양념장은 만든지 15일쯤 먹어야 제맛이 난다든지, 양념장을 국물에 먼저 풀어서 끓인 뒤 생선을 넣는 것이 좋다는 등 한식에도 도움이 될만한 요리 포인트들이 곳곳에 들어 있다.

안씨는 아마추어 권투선수출신으로 숙식을 해결하기 위해 일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하다가 요리사가 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 지난해 서울보건전문대 전통조리학과에 입학한 만학도이기도 하다.

한편 신라호텔은 출판기념으로 '안효주 요리제 (19일~2월1일, 일식당 아리아케)' 를 마련키로 했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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