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야구] 207cm ‘야구 하승진’ 떴다, 스카우트들 군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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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장신 투수 장민익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동아일보 제공]

 프로와 아마를 통틀어 2m7㎝의 역대 최장신 투수가 서울 목동구장 마운드에 오른다.

24일 개막하는 제43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협회 주최)에 출전하는 순천 효천고 좌완 장민익(19·3학년)이다.

야구팬들은 그의 투구에 대해 벌써부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허정욱 SK 스카우트는 “15년째 스카우트로 일해 오면서 이런 장신 선수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에서도 2m 이상의 키를 가진 선수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역대 등록 선수 중 2007년 초 두산에서 은퇴한 문희성(1m98㎝)이 최장신으로 남아 있다. 올 시즌에는 한화 신인 박성호(1m97㎝·고려대 졸)가 가장 큰 선수다.

‘장신’이라는 점만으로도 장민익은 프로구단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허 스카우트는 “모험을 걸어볼 만한 선수다. 잘 키우면 대형 투수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신체조건을 지닌 선수는 밸런스를 잡기가 쉽지 않은데 장민익은 유연성이 있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조성우 롯데 스카우트는 좀 박한 점수를 줬다. “최고 구속이 139㎞다. 또 꾸준히 위력적인 공을 던질 만한 지속력을 보유한 것 같지도 않다”며 “지금의 기량으로는 프로에서 통한다고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면 대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심을 보였다. 대부분의 스카우트들도 “올해 전국대회에서 꾸준한 모습을 보인다면 1라운드는 아니어도 2~3순위에는 호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민익으로서는 대통령배가 프로 선수의 꿈을 이루기 위한 시험대인 셈이다.

이번 대회 4강을 목표로 정한 서창기 효천고 감독은 장민익에 대한 기대가 크다. “순천 이수중 시절부터 장민익을 지켜봐 왔다. 고교 입학 당시 키가 1m96㎝였는데 힘이 따라주지 못해 체력 훈련을 거의 하지 못했다. 1년 유급을 감수하고 몸을 키웠고, 2학년 말부터 힘이 붙었다”고 말했다.

서 감독은 “지금은 완투까지도 할 수 있다. 후반에는 스피드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큰 키를 살려 경기를 운영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놨다. 25일 경기고와의 첫 경기부터 장민익이 마운드에 오를 계획이다.

서 감독은 “우리 팀의 기둥 투수다. 대통령배를 통해 장민익이 또 한번 성장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남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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