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월드컵 축구]이기형·김정혁,사이드어태커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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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낼 수 있을까' - .

월드컵 축구대표팀 부동의 오른쪽 사이드어태커 이기형 (24.수원 삼성) 은 요즘 불안하다.

차범근 사단이 출범한 이후 이기형은 '박힌 돌' 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김정혁 (30.전남) 이란 만만치 않은 도전자가 호시탐탐 자리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체격 좋고 나이어린 선수를 선호하는 차범근 감독이 노장에다 키도 작은 김정혁 (1m75㎝) 을 새 대표팀에 포함시킨 것은 다 이유가 있어서다.

1백m를 12초에 주파하는 이기형도 빠르기에는 일가견이 있으나 11초대에 주파하는 김정혁에게 한수 뒤진다.

1m81㎝.70㎏인 이기형은 1m75㎝.73㎏인 김정혁에 비해 헤딩력은 뛰어나지만 몸싸움에선 뒤진다.

94미국월드컵 멤버였던 김정혁은 지난해 부산 대우에서 전남으로 트레이드됐던 '한물 간' 선수. 그러나 공격형 MF에서 사이드어태커로 자리를 바꾸자마자 김정혁은 '물만난 고기' 처럼 펄펄 날며 지난해 FA컵.올스타전에서 이틀 연속 최우수선수 (MVP) 로 선정됐다.

김정혁은 나이 서른에 비로소 '국내 최고의 사이드어태커' 로 자리잡은 것이다.

수비력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오버래핑과 위력적인 중거리슛으로 굳건히 자리를 지켰던 이기형이 불안해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월드컵 최종예선 때는 중거리슛도 별로 보여주지 못했다.

수비 불안도 몇차례 노출시켰다.

자칫 김정혁에게 자리를 내줘야 하는 불행한 사태 (?

) 를 맞을 수도 있다.

이기형과 김정혁은 한자리를 놓고 새해 첫아침부터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운명에 있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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