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역사의 현장]경부고속철도(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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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열악한 경제환경 속에서도 국토를 개량하는 대역사가 중단없이 진행되고 있다.

규모나 물량면에서 이제까지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기록을 수립하고 있는 공항.간척지.고속도로.항만등 국가 기간사업들이 속속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역사를 바꿀 대규모 건설현장들을 살펴보고 그 속에서 한국의 미래지향적 비전을 찾아본다.

사상 최대규모의 토목공사로 손꼽히는 경부고속철도 건설공사는 그동안 부실공사.공사비 과다 등으로 여론의 도마위에 오르면서 전구간 건설방식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지만 구간공사는 상당히 진척되고 있다.

92년9월 착공된 경부고속철도 (총연장 4백12㎞) 의 소요사업비는 총 17조6천2백94억원 (97년 불변가격) . 공사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2003년 개통될 서울~대전간 주행시간은 47분, 2005년11월 개통될 서울~부산 구간의 소요시간은 1시간40분~1시간50분으로 단축된다.

시간당 최대속력 3백㎞, 평균시속 2백17㎞로 하루 최고 52만명의 여객과 연간 3백여만개의 콘테이너를 실어 나를 전망이다.

정부는 그동안 공청회 등에서 제기된 여론을 토대로 지난 9월 구간별 건설방법.준공시기 등을 달리하는 4개안을 마련, 사회간접자본추진위원회 (위원장 재경원장관)에 상정해 놓았다.

그러나 최근 대통령직인수위 이종찬 (李海瓚) 위원장이 "경부고속철도의 경우는 처음부터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고 언급해 공사 진행구간을 제외하고 근본적으로 재조정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경우에도 현재 공사가 상당부분 진척되고 있는 서울~대전간 완전개통은 예정대로 2003년에 이루어질 것으로 보여 고속철도시대 개막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특히 92년 착공, 오는 99년 12월말에 완공 예정인 충남아산시음봉면~대전시대덕구신대동 (67.4㎞) 구간은 고속전철의 본격 운행에 앞서 2년여동안 시험운행되는 고속철 시운전구간에 해당돼 더욱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1개 건설업체가 공동 참여하고 있는 이 시험구간공사의 공정률은 현재 70%에 달할 정도로 순조롭게 진행중이다.

이와함께 경부고속철도가 국토개발및 국민생활에 미칠 파급효과 역시 엄청나다.

우선 지난 70년 경부고속도로 개통으로 전국이 하루생활권으로 좁아진 뒤 30여년만에 다시 '한나절 생활권' 으로 단축되는 '제2의 공간혁명' 이 일어나게 된다.

또 대전.대구.천안 등에 설치될 중간역은 지하에 건설될 역사 (驛舍)가 해당 지역 지하철.도로 등과 연계돼 종합교통망으로 구축되고 지상엔 백화점.호텔.사무실 등이 딸린 대규모 복합건물이 신축되는 등 지역개발축이 크게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 =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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