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김종필·박태준 송년회동 이모저모…난국수습 화제에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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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난해 12월31일 DJT 3인 회동은 웃음속에 시작했다.

김종필 (金鍾泌) 자민련명예총재는 감색 체크무늬 콤비를 입고 나온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에게 "젊은 옷을 입고 나오셨네" 라며 조크를 던졌고 金당선자는 "좀 젊게 보이려고 입었다" "두분이 너무 젊어서" 라고 응수했다.

그러나 주변을 물리치고 배석자 없이 나눈 세사람의 대화는 심각했다.

당면한 금융.외환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모든 경제주체의 고통분담이 절실하다는 등 밝은 내용은 별로 없었다.

세사람은 이러한 난국 수습책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방안도 협의했다.

내부 단합과 야당과의 대화 강화 등 정치권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우선 김대중.김종필.박태준 (朴泰俊) 3인이 매주 수요일 오전9시에 정례 회동해 의견을 조율하기로 했다.

金당선자가 매주 화요일 김영삼대통령과 만나는 만큼 다음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주요 국정을 정리.대응하자는 뜻이다.

또 한나라당과 국민신당 등과도 수시 대화를 갖기로 했다.

여소야대 (與小野大) 정국의 원만한 운영을 위해 야당을 '존중' 키로 한 것이다.

金당선자의 한 측근은 "대통령이 야당 수뇌부는 물론 평의원들과도 수시 접촉하고 도움을 구하는 미국식 정국운영을 구상하고 있다" 고 밝혔다.

이날 회동에서는 세사람간 역할 분담도 논의됐다.

金명예총재가 오는 6일부터 일본을 방문해 한.일 어업협정과 금융지원문제를 협의키로 했다.

金명예총재는 "어업협정을 무효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좋은 결론을 내리도록 노력하겠다" 며 "한.일 관계를 감안해서라도 일본이 적극적으로 금융지원에 나서주기를 바란다는 말도 할 생각" 이라고 밝혔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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