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언론이 보는 한국경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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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해외언론은 국제 민간은행들의 한국에 대한 금융지원 결정 등으로 한국이 '벼랑끝 위기' 는 넘겼으나 아직 상황이 근본적으로 호전되지 않아 낙관은 이르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는 30일 "한국에 대한 미 5개 대형 은행들의 지원결정으로 뉴욕의 주가가 오르는 등 단기적으로 시장이 반등하고 있으나 한국의 시장상황이 근본적으로 나아지지 않아 투자자들이 한국에 즉각 투자를 시작하지는 않을 것" 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뉴욕 시티은행 국제투자 매니저의 말을 인용, "한국에 대한 지원결정이 시장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은 것은 아니다" 며 "사태가 호전되려면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또 "원화가치의 하락으로 외국투자자들이 한국 기업들을 싼 값에 인수할 수 있지만 곧바로 '한국기업 사냥' 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 이라며 "현재로선 투자가치 평가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고 덧붙였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지난 29일 "일부 낙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극동의 금융불안으로 미.유럽도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될 것" 이라며 "아시아의 화재가 전 세계로 옮겨붙을 위험성이 있다" 고 우려했다.

이 잡지는 이어 "세계 두번째 경제대국인 일본이 내년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며 "일본.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수출에서 활로를 찾아야 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이 잡지는 별도의 기사에서 "한국의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당선자가 국가위기 상황에서 IMF와의 합의 준수를 약속하며 개혁에 나서 위기속의 기회를 얻고 있다" 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IMF의 한국에 대한 조기 자금지원 결정과정에서 유종근 (柳鍾根) 전북지사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며 "柳지사가 한국을 벼랑에서 구했다" 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柳지사가 金당선자에게 경제개혁을 설득해 데이비드 립튼 미 재무차관과의 협상을 성사시켰다" 며 "柳지사는 차기 경제부총리 등용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본인은 지사직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 보도했다.

정리 = 윤석준.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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