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글로벌감각 지닌 경제팀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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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경제가 어려운 때라 새 정부의 경제팀이 어떻게 구성될 것이냐에 국내외의 관심이 쏠려 있다.

때가 때인 만큼 우리는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당선자가 경제팀의 인선에 대해선 몇가지 분명한 원칙과 기준을 갖고 고민해주기를 기대한다.

첫째, 무엇보다 국제통화기금 (IMF) 관리체제의 고통스런 조정기간을 균형감각을 갖고 넘길 수 있는 능력있는 인사를 골라야 한다.

즉 고물가 속의 저성장이라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거시적 관리능력과 기업구조조정.대량실업이라는 미시적 상황 모두에 정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론과 실무 모두를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둘째, 국제적인 상황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할 능력이 있고 무엇보다 선진국 정부나 금융계 인사와 대화통로가 열린 사람을 찾아야 한다.

초기 경제팀에 외국전문가를 자문단으로 참여시키는 것도 심각하게 검토해볼만 하다.

셋째, 과거에 무엇을 했느냐 하는 과거 경력.능력 기준이나 혹은 특정 지역 출신이냐 아니냐 보다 21세기 새로운 시대흐름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냐 아니냐, 다시 말해 현재의 어려움을 돌파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보고 골라야 한다.

金당선자는 대선전부터 경제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고 대선후 2차 외환위기를 맞아 적극적인 협상외교 끝에 난관을 극복한 바 있다.

따라서 金당선자 스스로가 IMF를 비롯한 선진국의 정부나 금융계 인사가 우리에 대한 신뢰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을 것이다.

때문에 새 경제팀은 기본적으로 글로벌게임의 룰을 잘 이해하고 한국 경제와 국제적 규범간의 격차를 가급적 줄이려는 생각을 지닌 사람을 뽑아야 한다.

이는 곧 개발연대 정부 주도의 낡은 경제운용방식이 아닌 새로운 지구촌 규모의 시장 중심의 경쟁체제에 적합한 사람을 뜻하는 것이다.

돈을 빌려준 IMF, 선진국 정부및 금융기관이 모두 金당선자가 첫 경제팀을 어떻게 짤까 주시하고 있다.

경제팀의 인선이 곧 향후 한국 경제의 진행방향을 말하기 때문이다.

일단 원칙이 서면 가급적 인선을 서두르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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