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 실직으로 농사는 생계수단…논.밭 매물 줄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金영옥 (67.군산시대야면복교리) 씨는 지난10월 추수가 끝난후 곧바로 논 1천2백평을 평당 3만원씩 팔려고 내놓았다가 최근 이를 취소했다.

金씨는 "두 노인네가 농사 짓기에 힘이 들어 논을 팔려고 내놓았으나 직장인들의 실직이 늘어나 서울에서 건설회사에 다니는 아들의 생계를 대비해 논을 팔지 않기로 했다" 고 말했다.

IMF한파로 기업들의 부도가 잇따르고 사원들의 해고가 늘어나면서 농민들이 직장인 자녀들의 생계를 위한 최후 보루로 남겨놓기 위해 팔려고 내놓았던 농지를 취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9일 최대 평야지대가 있는 군산.김제시를 비롯, 부안군 일부마을 이장들에 따르면 논.밭을 팔려고 내놓은 농민들은 30가구이상의 마을마다 1~2명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5~6건에 비해 대폭 줄어든 것이다.

군산시대야면복교리상리마을의 경우 현재 논을 팔려고 내놓은 농민은 단 1명 1천2백평으로 지난해 7명에 1만여평보다 크게 줄었다.

특히 이 마을은 지난10월 논을 팔려는 농민들이 6명 7천여평에 이르렀으나 2개월 사이 대부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논.밭의 매물이 줄어들고 사려는 사람도 없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가격은 평당 3~5만원으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다.

도 관계자는 "해마다 추수가 끝나면 논.밭을 팔려고 내 놓은 농민들이 도내 전체 2백여명에 20만여평이 넘었으나 올해는 50여명 안팎에 6만여평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 말했다.

전주 = 서형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