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질환 다스리기]7. 어린이 복통…관장하면 대부분 치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보호자를 가장 당황시키는 것은 학동기 어린이 복통이다.

소아과 외래.응급실엔 "잘 놀다가 갑자기 심하게 배가 아프다고 한다" 며 우는 아이를 업고 오는 일이 잦다.

어린이 급성 복통의 가장 흔한 원인은 대변이 장에 꽉 차 장이 늘어나 아픈 것. 자지러지게 울다가도 관장을 하고 나면 웃으며 진료실을 나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아이가 갑자기 복통을 호소할 땐 우선 관장을 해보는 것도 한 방법. 다음으로 흔한 원인이 장간막림프절염. 아이들은 어른과 달라 감기등 감염병에 걸리면 이에 대한 신체반응으로 소장이 끝나는 부위에 있는 임프절에 염증이 생겨 복통을 앓곤 한다.

주로 배꼽주위나 오른쪽 아랫배가 아픈데 급성맹장염과 구별이 어려울 때도 있다.

저절로 낫는 병이지만 8시간 이상 통증이 계속되면 급성맹장염등과 감별하기 위해 전문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설사.구토를 하면서 배가 아플때는 장에 염증이 생긴 경우가 대부분. 장염이 치료되면 복통은 자연 해결된다.

그러나 급성맹장염으로 복통이 일어났을 때는 응급수술이 필요하다.

급성맹장염은 10대초반에 가장 흔하다.

명치부위.배꼽주위.배전체등에 통증이 오다 시간이 지나면서 오른쪽 아랫배만 아파진다.

배가 아픈지 몇시간후부터 메슥거리면서 토하며 식욕도 뚝 떨어지며 열이 난다.

아이에게 토끼뜀을 시켜보면 못뛰는 것이 한 특징. 보호자 보기엔 '아이가 통 안먹으면서 꼼짝도 안하는' 것으로 보인다.

만성적으로 복통을 호소하는 만성반복성복통도 초등학생 10명중 1명 꼴로 흔한 질병. 이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복통이 매일 혹은 1주일에 몇번씩 3개월 이상 계속 일어난다.

배가 서서히 아파오되 1시간 이상 계속되지는 않는 것이 특징. 주로 배꼽주변이나 명치 아래부위가 쑤시거나 쓰리고 거북하다.

이런 아이중 장염등 실제로 기질적 이상이 있는 경우는 10%미만. 즉 90%이상의 환자가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기능적 장애다.

절대 꾀병이 아니며 정말로 배가 아픈 것이므로 한번쯤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아야 한다.

환자의 약 절반은 진단후 한달을 전후해 증상이 완전히 좋아진다.

진단후 보호자는 아이의 복통을 무시하지 말되 ▶복통에 대한 관심을 줄이고 ▶아이가 복통을 스스로 해결하도록 독립심을 키워주며 ▶규칙적인 등교등 일상생활은 정상적으로 유지하도록 해야한다.

또 식사는 균형있는 영양식으로 아이의 입맛에 따라 조리한 음식을 주는 것이 최선.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