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쿠릴 4개섬,비상상황 발생땐 일본에 무비자허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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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러시아는 일본과의 화해 움직임의 하나로 일본인이 비상시 쿠릴열도 남단 4개섬 (일본명 북방 4도)에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고 러시아언론들이 25일 보도했다.

러시아 외무부당국자도 "쿠릴열도 남단 4개섬에 천재지변 등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인도주의적 구호활동이나 기술적 지원을 위해 입국하는 일본인들에게 한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미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의 재가가 끝났다" 고 설명했다.

일본은 러시아가 쿠릴열도 남단 4개섬을 2차세계대전 당시 강제로 점령했다고 주장하며 러시아의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일본인들이 러시아 비자를 발급받아 관련 섬들을 방문하게 되면 이는 사실상 러시아영토임을 인정하는 것이란 점을 들어 방문을 제한해 왔다.

따라서 러시아측의 이번 조치는 비록 비상시 인도주의적 활동에 국한한 것이지만 양국간 영토분쟁의 해결을 위해 진일보한 조치로 평가되고 있다.

러시아와 일본은 지난 11월1, 2일 시베리아의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우호협력관계를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한 바 있다.

[모스크바 = 김석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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