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삼성, 나래에 1점차 역전 힘겹게 5연패 탈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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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삼성 111 - 110 나래

기적은 프로농구 최고의 슈터 문경은 (삼성.37득점) 의 손에서 시작돼 문경은의 손으로 완성됐다.

경기종료 1.2초를 남기고 얻은 2개의 자유투. 스코어는 1백10 - 1백10 동점이었고 코트 건너편 삼성 골밑에서는 나래의 주포 정인교 (28득점)가 손에 침을 뱉으며 마지막 찬스를 꿈꾸고 있었다.

첫구는 림을 두번 때리고 흘러내렸다.

이날 2쿼터에 두차례 벤치 테크니컬 파울을 당해 프로농구 최초의 '퇴장감독' 이 된 김현준 감독대행은 나래 골밑에 앉아 문이 던진 볼의 궤적을 쫓다가 고개를 숙였다.

두번째 자유투, 이번에는 깨끗한 성공이었다.

나래는 마지막 공격에서 윌리엄 헤이즈 (34득점)가 오른쪽 코너 3점슛을 시도했다.

그러나 문경은.숀 이스트윅 (13득점.11리바운드) 의 더블 블로킹에 셧아웃, 나래의 꿈은 사라졌다.

1백11 - 1백10, 1점차의 아찔한 승리를 거둔 삼성은 5연패의 수렁에서 가까스로 탈출, 8승9패를 기록했고 나래는 3연패를 당하면서 10승8패로 대우에 2위자리를 내줬다.

김 감독대행이 퇴장당할 때의 스코어는 51 - 45로 나래의 리드. 코치가 따로 없는 삼성은 망연자실한 가운데 기세가 오른 나래의 맹공에 시달리며 3쿼터 5분 77 - 63까지 밀렸다.

가망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문경은이 불끈 힘을 냈다.

전반 15점을 기록한 문은 3쿼터에서 12점을 몰아넣으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스트릭랜드 (45득점.14리바운드) 와 이스트윅을 붙들고 “역전할 수 있다” 고 격려하면서. 4쿼터에만 다섯차례 동점을 거듭하는 혈전. 그러나 문경은의 골밑 돌파를 막으려던 주희정이 수비파울을 저지르면서 내준 2개의 자유투, 그중 한개가 나래를 3연패의 수렁으로 몰아넣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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