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학년도 수능 고득점자 인플레…변별력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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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이번 수능에서 3백점 이상 득점자가 97학년도의 8배를 넘어 11만여명으로 나타나는 등 '점수 인플레' 사태가 빚어지자 과연 쉬운 수능이 바람직한 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지난해 1명도 없었던 3백80점 이상이 1천70명으로 불어났으며 3백70~3백79점 사이 인원도 지난해 4명에서 3천2백72명이나 돼 동점자도 속출하는 현상이 빚어졌다.

이같은 현상은 영역별 표준편차 (클수록 변별력 높음)에서 언어가 21.48, 수리탐구Ⅰ 16.63, 수리탐구Ⅱ 20.94, 외국어 17.53을 보여 지난해 어렵게 출제돼 1백점 만점 기준으로 평균점수가 37.61점에 불과했던 수리탐구Ⅰ 영역이 쉽게 출제된데서 비롯됐다.

이 때문에 수험생들과 일선학교 교사들은 상층부의 점수차가 적게 나는 바람에 지원학과 선택이나 입시지도에 골머리를 앓게 돼 쉬운 수능에 대한 불만도 적지않게 나타나고 있다.

교육부는 동점자 속출 등 상위권의 비만현상을 공부 잘하는 학생들의 상승폭이 작아지는 천정효과 (Ceiling effect) 로 풀이하고 정상화된 교육에서 나타나는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고 있다.

전체 응시자의 점수분포를 보면 전체 표준편차가 70.44점으로 지난해의 56.1점보다 높아 점수대별로 응시자 수가 고르게 분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한 만큼의 변별력 손실이 없었다는 것이다.

문용린 (文龍麟.서울대교수) 채점위원장은 "쉬운 수능이 성적을 올리기 위한 과외 등 무제한 경쟁을 교실에서 추방했다" 며 "특별전형.특차모집이 확대되고 대학별 전형방법이 갈수록 다양화함에 따라 변별력 요구는 대폭 줄어들게 될 것" 이라고 밝혔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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