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캉드쉬 총재 회견…2차지원 확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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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예정된 대로라지만 국제통화기금 (IMF) 의 한국에 대한 제2차 지원이 별 검증도 없이 순탄하게 이뤄진 것은 아니다.

18일 (현지시간) 열렸던 IMF 이사회에선 "한국이 과연 협약을 충실히 이행할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며 추가 자금 지원의 타당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발언이 꽤 있었고 이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정권 이양기의 한국은 대외적 신뢰를 잃지 않는데 최우선의 비중을 두어야 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그런 점에서 미셸 캉드쉬 총재가 이사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피력한 발언내용의 '행간' 을 읽을 필요가 있다.

그의 발언가운데 일본에 대한 언급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일본이 내수 중심의 성장을 부추겨 동남아 국가등으로부터의 수입을 늘리고 엔화의 평가절하를 막지 못하는 한, 동남아 통화.금융 위기의 근본 원인은 치유되지 않는다는 IMF의 강력한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견해는 미국 정부의 입장이기도 하다.

실제로 일본이 최근 발표한 2조엔 감세 발표등의 조치는 미국쪽 의견이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 워싱턴의 견해다.

다음은 캉드쉬 IMF 총재가 18일 기자회견의 말한 주요 내용. ▶오늘 이사회에선 일본의 재정.금융 개혁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었다.

대폭적 감세 (減稅) 등 이번에 일본이 취한 조치는 동남아 위기의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한국은 지난 3주동안 심리적 충격 속에서 대통령 선거를 치루느라 매우 어려운 시기를 지냈다.

그러나 지난주부터는 위기 극복을 위한 합의가 이뤄졌고 그간 한국은 IMF와의 협약 내용을 준수했을 뿐만 아니라 환율변동 제한폭을 없애는 등 많은 구조 조정 노력을 했다.

▶대통령당선자가 정권이양기에 그간의 대선 경쟁자들과 힘을 합치고 IMF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국제사회로부터의 신뢰를 강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의 통화.금융 위기를 IMF가 미리 예측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는데, 한국 정부와의 정례 협의 때 IMF는 이미 금융구조의 취약성과 경상수지 적자의 심각성을 지적했었다.

태국.인도네시아 문제가 터진 이후 나는 한국을 비밀리에 방문해 더 이상 긴급한 대응을 미루면 안된다는 뜻을 전한 일도 있다.

워싱턴 = 김수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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