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칠레 금융위기 없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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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지난 7월이후 금융위기를 겪는 태국.인도네시아.한국과 남미의 칠레는 서로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나라들이었다.

칠레는 주력 수출품목인 구리가격이 올들어 25%정도 폭락하면서 경상수지 적자가 지난해 국내총생산 (GDP) 의 3.8%에서 올해 5%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칠레의 페소화는 6년 넘게 상대적으로 고평가돼 있었다는 점에서 태국등과 비슷하다.

하지만 칠레는 아시아국가들과 같은 금융위기에서 한 발 비켜서고 있다.

이는 바로 금융시스템이 동아시아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안정됐기 때문이다.

칠레는 올해 재정수지가 GDP대비 1.3%의 흑자가 예상될 정도로 건전하고 그동안 대외 채무를 신중하게 관리해 왔다.

또 은행등 금융기관들은 외국인 투자가에게 개방돼 끊임 없는 감시를 받아왔고 대외투명성도 보장되고 있다.

칠레의 에두아르도 아니나트 재무장관은 "우리는 금융체제에 있어서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 며 "구리수출이 줄고 있지만 국영 광산의 생산성을 높여 내년 6.5~7%의 GDP성장이 가능할 것" 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1천4백만명의 칠레 국민들도 아시아시장의 타격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6년동안 상승세를 보였던 페소화도 최근 달러화에 대해 약세로 반전됐다.

통화가치가 떨어지면서 수입제품의 가격이 올라 물가에 압박을 주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칠레의 금융시장이 현재로선 비교적 안정돼 있지만 만약 경상수지 적자가 커진다면 상당한 불안요소가 될 것" 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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