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을 빛낸 스포츠스타]2.차범근…;'차붐'이 '국민영웅' 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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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거의 10년만에 느껴본 환희. 독일 분데스리가 사상 '최고의 외국인 선수' 라는 타이틀을 지니고 금의환향한 게 지난 89년. 그후 한국에서 이처럼 기분좋은 때가 있었을까. '국민의 영웅' 에다 '차범근 대통령' 소리까지 들었으니…. 97년은 차범근 (44) 감독 최고의 해였다.

결혼 20주년 기념일인 1월7일 대표팀 사령탑 통보를 받은 이후 정신없이 뛰어온 1년이었다.

적지에 뛰어들어 극적인 2 - 1 역전승을 거둔 한.일전, 우즈베키스탄을 5 - 1로 대파하고 일찌감치 월드컵 본선 4회연속 진출을 확정지었던 순간 등 차감독의 머리에는 감격의 순간들이 스쳐 지나간다.

성실한 감독, 솔선수범하는 감독, 컴퓨터를 끼고 사는 과학적인 감독. 국민들의 온갖 찬사를 뒤로 하고 차감독은 오늘도 묵묵히 자료수집에 나선다.

본선진출은 과정일 뿐이다.

네덜란드.벨기에.멕시코 등 한팀도 만만치 않지만 첫승과 16강이라는 목표를 포기할 순 없다.

내년 프랑스 월드컵에서의 성적이 나쁘면 지금까지 국민들이 보여준 열광은 하루 아침에 비난으로 바뀌리라는 사실을 차감독은 알고 있다.

'지피지기 (知彼知己) 면 백전백승' .차감독의 머리속은 상대팀 전력분석에 여념이 없다.

내년에는 프랑스에서 '차붐' 이 일기를 기대해보자.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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