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출고 20년된 승용차 몰고 다니는 강준영 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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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자동차에 대해 애정을 갖고 관리에도 신경쓰다보니 20년간 대를 이어 타고 다니게 됐습니다.

국제통화기금 (IMF) 구제금융을 받는 마당에 자동차가 아니라 종이 한 장이라도 아껴 써야지요. " 姜俊永 (51.에너지관리공단) 씨는 78년식 레코드 로열을 타고 다닌다.

출고된지 올해로 20년된 차다.

주행계기판이 10만㎞ 까지만 표시돼 있어 정확한 주행거리는 모르지만 "계기판이 대여섯번 이상 돌아간 것으로 기억되는 만큼 60만㎞ 정도 뛰었을 것" 이라고 姜씨는 말한다.

이 차는 대우자동차의 전신인 새한자동차에서 만든 것. 姜씨는 10여년전 아버지로부터 이 차를 물려받았다.

"차를 처음 물려받았을 때는 1~2년 정도 타다 다른 차로 바꾸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타면 탈수록 애착이 생기더군요. " 평균 3년3개월이면 차를 바꾸는 소비행태와 비교할 때 姜씨처럼 오랫동안 한 차를 타는 것은 드문 일. 그는 요즘도 서울청담동 집에서 직장이 있는 노원구까지 이 차로 출퇴근한다.

"이 차에 대해 속속들이 알게 된데다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있어 갑작스런 고장에 대한 불안감도 없습니다.

" 姜씨의 '차사랑' 은 각별하다.

매일 보닛을 열어 엔진오일 등 각 부분 상태를 점검하고 차의 표면은 흠집이 거의 없을 정도로 깨끗이 관리해오고 있다.

姜씨는 "소모성 부품은 기존 제품을 개량해 쓰고 있지만 범퍼.후미등 등은 이미 시중에서 자취를 감춘지 오래여서 얼마전 후미등이 깨졌을 때는 접착제로 붙이기도 했다" 고 아쉬워한다.

소비절약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요즘 "이 차를 집안의 골동품으로 대대손손 물려주는 게 앞으로 남은 희망" 이라고 姜씨는 말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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