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생각합니다]서민층에 자제요구 앞서 지도층이 먼저 반성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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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외국여행 자제하고 호화쇼핑 자제하라고 하지만 일반시민들이 경기침체가 되기 전에 마음놓고 흥청망청 외화낭비할 일이 과연 얼마나 많았을까. 정말 자제하고 정신차려야 할 사람들은 우리 사회의 특권층들이라고 생각한다.

언론매체를 통해 국민들에게 자제를 요구하는 사람들은 먼저 자신의 가정부터 물샐 틈이 없는지 돌아보아야 하는 게 아닐까. 서민들에게만 낭비와 시치를 하지 말라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나라가 이 모양이 되기 전에 왜 미리미리 근검절약하고 지금처럼 사회풍토를 긴장시키지 못했을까. 우리나라가 세계 몇위의 GNP를 달성했다고 떠벌리던 사람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국민들의 마음을 이미 그처럼 들뜨게 만들어놓을 때는 언제고 나라가 망하고 나서 갑자기 하루아침에 긴축을 하라니 정치하는 사람들은 모두 잠만 자고 있었는가.

IMF가 현정부를 믿지 못해 대권후보에게조차 각서를 받아갔다는 뉴스를 접하고 울분을 참을 길이 없었다.

나라의 자존심을 이렇게 실추시킬 수 있는가.

이 모든 책임은 결국 대통령이 져야 한다고 본다.

윤미경〈강원도춘천시온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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