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은행 1분기 흑자 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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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지난해 4분기 적자를 냈던 국내 은행들이 올해 1분기에는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2차 건설·조선 구조조정과 관련한 손실이 크지 않은 데다 지난달엔 주가가 상승하는 등 금융불안이 다소 진정되는 기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도 2월 말 2.67%까지 올랐다 3월 말엔 2.32%로 낮아졌다.

이달 초 기자간담회를 한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지난해보다 어렵긴 하지만 1분기에 적자는 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현대건설 주식 292만 주와 현대종합상사 주식 112만 주를 처분해 1700억원을 확보했다. 익명을 요구한 우리은행 관계자는 “연체율이 낮아지고 보유 자산 매각을 순조롭게 마쳐 1분기엔 흑자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주식시장에 상장된 8개 은행(금융지주사 포함)의 1분기 순이익은 196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조7000억원의 흑자를 냈던 지난해 1분기에 비해서는 크게 못 미치지만 960억원의 적자를 냈던 지난해 4분기보다는 나아진 것이다. 개별 회사론 하나금융지주가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외환파생상품인 키코(KIKO)로 손실을 입은 태산LCD에 대한 대손충당금 부담과 명예퇴직금 지급 때문이다.

1분기 흑자를 낸다고 해도 은행들의 실적이 호전된다고 장담하긴 이르다. 미래에셋증권 이창욱 애널리스트는 “2분기까지는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이 떨어지고 대손충당금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3분기 이후의 실적도 경기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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