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공사로 집에 균열"…망원2동 상명연립 30가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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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7일 오전11시40분쯤 마포구망원2동 청자주유소 건너편 지하철6 - 3공구 공사현장. 흰 광목과 비닐로 바람만 겨우 막은 임시천막안에 50~60대 주부 3명이 담요를 덮고 앉아 근심어린 표정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들은 공사현장에서 5m쯤 떨어진 망원2동 상명연립 주민들로 30가구 1백80여명이 지난 10월5일부터 "지하철 공사로 인한 건물균열에 대한 안전대책을 세워달라" 며 공사현장에 24시간 교대로 진을 치고 있다.

이는 9월초부터 이곳 공사현장에서 길이 27m짜리 H빔을 쇠뭉치로 박는 작업이 시작되면서 진동으로 인해 79년 입주한 연립주택 2개동 곳곳에 균열이 생기고 바닥이 기우는등 건물안전이 심각한 위협을 받는다고 느꼈기 때문. 공덕순 (孔德順.여.61) 씨는 "지하실에 주먹이 드나들 만한 구멍이 뚫리고 건물이 기울면서 수도관이 어긋나 곳곳에 누수가 되는 실정" 이라고 말했다.

또 정영두 (鄭永頭.48.택시기사) 씨도 "공사가 시작된지 며칠 안돼 기존에 있던 미세한 균열들이 더욱 크게 벌어졌다" 며 "어떤 곳은 시멘트가 떨어져 나가 철근이 드러나기도 했다" 고 말했다.

실제로 지하1층.지상2층짜리 상명연립에는 한건물당 50여개의 금이 가로로 나 있으며 그중 10여곳은 틈이 5~7㎝정도나 벌어져 있는 상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서울시지하철건설본부는 원래 건물이 낡은 탓이지 지하철 공사 때문이 아니라는 입장이어서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지하철건설본부 황의태 (黃義泰) 과장은 "지난 10월말 전문가들을 동원해 육안검사를 실시한 결과 당장 붕괴위험은 없고 부분적인 보수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며 "정밀안전진단을 조만간 실시해 균열이 공사로 인한 것이고 위험하다는 판정이 나오면 그때가서 다시 주민들과 협의를 하겠다" 고 밝혔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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