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비용 한해 25조…소보원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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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대학때 만난 현직 판사 (32) 와 결혼한 신부 (29) 는 결혼 예단 구입을 위해 몇차례 해외여행을 다녀와야 했다.

예단과 혼수로 1캐럿 다이아반지.밍크코트.외국유명화가 그림등 모두 4억6천60만원의 혼례비용을 썼다.

여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현재 무직) 신부는 "손위의 두 동서로부터 간단한 예단을 받으셨던 시어머니가 예단이 과하다고 하면서도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니 나도 떳떳하고 만일 이 정도의 예단을 하지 않았더라면 어떠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고 말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한해 사회적 혼례비용이 국제통화기금 (IMF) 구제금융 규모의 거의 절반에 이르는 25조3천억원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시민단체등이 최근 추정한 혼례 건당 평균 비용 (7천5백만원) 과 최근 5년간 연평균 혼례건수 (40만3천건) 를 근거로 산출한 것으로 혼수비용 8조1천억원 (32%) , 의례비용 4조5천억원 (18%) , 주택마련비용 11조2천억원 (44%) 등 직접비용이 23조8천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결혼식 참석을 위해 소요되는 평균 3시간 (시간당 비용 6천2백원).자동차연료비.주차요금등을 고려한 사회적 간접비용이 1조5천억원이나 됐다.

우리나라 혼례비용을 1인당 GNP를 감안해 외국과 비교하면 미국의 5배.일본의 3배.영국의 3배.대만의 7배.싱가포르의 7배나 된다는 것. 소비자보호원 이강현 생활경제국장은 "예단의 경우 일본.대만.싱가포르등 동양권 국가에 우리와 유사한 관행이 있으나 이 나라들의 예단비용은 10만원 미만으로 우리나라 평균 7백15만원과는 큰 차이가 있다" 고 지적했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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